졸업 후 바로 LG전자에 합격해 동기와 방방 뛰면서 기뻐하던 게 엊그제 같네요. 꿈과 희망을 가득 안고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직접 경험해 본 회사와 사회생활은 상당히 다르더군요. 앞으로 개인적 미래, 사업, 연봉 등 여러 고민을 거쳐 LG전자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급격히 높아진 LG전자 퇴사율
자발적 퇴사가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매스컴에서 본 LG전자 상황은 유독 더 심한 거 같습니다. 이 숫자에 저도 한 몫해서 할 말이 없긴 합니다;; 실제로 많은 동기들이 퇴사했고, 준비하고 있더라고요. 뭐 각자 다양한 생각과 기회를 찾아 퇴사를 했겠지만, 제가 볼 때는 보상과 기업 문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타 대기업 대비 낮은 보수와 수직적인 기업 문화가 젊은 세대들을 이직으로 이끄는 것 같습니다. 저도 미래를 생각했을 때, 선임들이 받는 보수와 수직적 기업문화를 보며 이직을 결정하게 되었으니까요. 실제로 LG전자는 임원과 임직원의 연봉차이도 꽤 큰 조직이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회사에 기여한 임직원들에게 보수가 잘 돌아가지 않는 회사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결정하게 된 계기
물론 LG전자는 재정 건전성과 고용 안정성이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엘무원이라고 부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타기업대비 낮은 보수와 수직적인 문화는 제게 한계를 느끼게 했습니다. 업무 과정에서 시니어분들의 분노와 험한 말들도 적응하기 쉽지 않더라고요(물론 신입인 저에게 그러지 않고 선임분들에게 그러셨지만, 그분들의 미래가 곧 저의 미래니까요..)
그리고 짧지만 1년 정도 일하면서, 이렇게 정년까지 다니는 삶을 생각해 보았을 때 고된 삶이 될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빠른 퇴사를 꿈꾸게 되었고, 파이어족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LG전자의 임금체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타 기업 대비 연차별 예상 임금을 엑셀로 돌려본 결과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직장인 연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성과급 부분만 봐도 힘들 것 같았습니다. 작년 한 해는 성과급이 잘 나오긴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 과거 성과급 대신 G패드 준 사례나 LG 타 계열사 기프티콘 사례만 봐도 LG내부에서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정책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LG전자에서 얻은 것
이렇게 주절주절 LG전자 이직 사유에 대해 말하긴 했지만, LG전자를 1년간 다니면서 많이 배우고 얻은 것도 많았습니다.
LG전자의 보수와 문화에 아쉬움이 있는 것이지, 같이 함께 일한 동료, 선임님들 모두 배울 점이 많은 분들이었습니다. 모두 다 커리어에 자부심이 있고 최선을 다해 일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이 저에 주신 가장 큰 자산은 '작은 일에도 의미를 찾고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업무 태도'를 가지게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능한 분들과 함께 일 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짧지만 개발과 기획 업무 모두 경험해 볼 수 있어, 앞으로 제 커리어와 직업을 대하는 태도가 명확해졌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제품 개발 업무와 회사 사업 전반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획 업무를 경험하며 제조업 기업의 생태를 알 수 있었고, 각 직무의 역할과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LG전자 이후 직장에서도 이와 같은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LG전자는 지금도 좋은 기업이지만, 앞으로 임직원 근무 여건이 개선되어 고객과 임직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훌륭한 기업으로 변모하길 바랍니다. 임직원이 아닌 고객으로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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