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이상하게 경험해보지도 않은 회사를 다룬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사람들과 일을 해내간다는 게 멋지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미생을 5회나 돌려볼 정도로 좋아했죠. 그런 저에게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미생과는 다른 감동과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책이 되었습니다.
웹툰으로 알게 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이 책을 알게 된 계기는, 최근 회사에서 잠깐 쉬면서 웹서핑을 하다가 발견했습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뭔가 짜치면서도 꾸밈없는 제목이라 눈길이 갔던 거 같네요. 별로 기대 없이 보는데 내용이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요. 다음화가 궁금해서 그날은 업무 보면서 틈틈이 웹툰을 봤습니다. 스크롤 내리기 귀찮아서 마지막으로 웹툰 본 게 중3이었던 저였는데, 그만큼 몰입력이 있는 웹툰이더라고요.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819929
나중에 이 몰입력은 어디서 왔을까? 궁금해서 원작이 있나 살펴보니, 책으로 원작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교보문고로 주문했죠. 저는 통합본을 샀는데, 책 두께가 엄청나더라고요. 678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여서 누워서 읽기도 힘들었습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대략적인 줄거리
내용은 대기업에 다니는 김부장, 정대리, 권사원, 송 과장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각 인물들의 생각과 말, 행동을 살펴보니, 주위에 한 명씩 있는 캐릭터 더라고요. 그만큼 각 인물마다 특색이 뚜렷해서 몰입감이 높았던 거 같아요. 대기업에서 부장의 위치까지 올라간 꼰대 같은 김 부장, 욜로의 삶을 즐기는 정대리,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줄 아는 권사원,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는 송 과장.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한 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꼰대 같지만 우리의 미래 같아서 안쓰러운, 김 부장
김 부장은 오래 다니기 힘들다는 대기업에서 부장까지 단 엘리트 직원입니다. 하지만 고도성장기에 체득한 사회문화로 인해 알맹이보다는 보여지는 보고서, 평판에 신경쓰죠. 후배와 동료들을 동등하게 바라보기보다는 아랫사람과 경쟁상대로 봅니다. 이런 김부장은 으레 대한민국 대기업이 그러하듯이 공장 발령나 반강제적으로 회사를 나오게 됩니다. 모아둔 자산은 서울에 자가 한채라 조급해진 김부장은 상가 사기를 당하기도 하죠. 하지만 똑똑한 아내와 아들, 주변 지인들로 인해 그동안 자신의 독단적인 삶을 반성하며 성장해나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김 부장을 보며 노동자는 그저 부품에 불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이윤을 위해 오랜 기간 충성을 다하지만,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는 그런 존재요. 그래서 회사를 통해 얻어지는 꾸준한 현금 흐름으로 저를 지켜줄 자산을 형성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김 부장이 남에게 비치는 평판은 그저 구색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을 할 때 치장하고 구색을 맞춰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맹이가 없다면 그 한계는 분명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도 2년간 일을 하면서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그저 구색만 갖췄던 경우도 많았던 거 같은데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변에 한 명씩은 있는 욜로의 삶, 정대리
정대리는 강남 학군에서 공부해 4년제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온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습니다. 그래서 일처리도 빠릿빠릿하고 상사의 비유도 잘 맞추죠. 하지만 정대리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수많은 피드와 금수저인 주변인과의 격차를 회피하고자, 사치품을 사며 욜로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러다 카드 연체가 되어 신용불량자가 되고 와이프와 별거도 하게 되죠.
저는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올리는 피드를 보면 지치고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정대리처럼 제 주변 사람들은 모두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매일 하는 거 같습니다. 오히려 왜 인스타그램을 안 하냐고 이상하게 볼 때도 있으니까요. 저는 정대리의 삶을 따르지 않도록 한 번 더 다짐했습니다. 물론 욜로의 삶이 나쁜 것은 아니죠. 개인의 선택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좀 더 빠르게 진정한 자유를 찾고 싶기에, 정대리를 반면교사 삼아 제가 원하는 것을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기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권사원
어렵게 취업 준비를 해 대기업에 들어온 권사원은 선배의 승진으로 고과에서 밀리고, 담당한 프로젝트를 뺏기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권사원은 회사 생활에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죠. 독립적이지 않고 문제를 회피하는 남자친구와의 결혼 준비도 권사원을 힘들게 합니다. 결국 권사원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인생을 찾기 위해 파혼과 퇴사를 결심하게 됩니다.
권사원은 4명 중 가장 이상적인 캐릭터를 가진 거 같았습니다. 자신의 고민이 뭔지 생각하고 이를 개선해 보려고 노력하죠. 하지만 모든 세상일이 그러하듯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권사원을 괴롭히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권사원은 포기할 건 포기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자세를 가지죠. 저는 권사원의 미래를 그리고 개척해 나가는 의지와 행동력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인생은 제가 만들어간다는 의지로 저도 제 때 필요한 결정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가 닮고 싶은 경제적 자유, 송 과장
송 과장은 ADHD로 어렸을 때 부터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끝내 자살 시도까지 이어지게 되죠. 하지만 주변 도움과 치료를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갑니다. 그러면서 자산 형성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꿈꾸게 되죠. 회사를 다니면서 임장을 다니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렇게 송과장은 행복한 과정을 꾸리고, 경제적 자유는 아니어도 여유로운 자유까지는 도달하게 됩니다.
저는 대학교 3학년 때부터 경제적 자유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취준을 할 때도 자전거로 배민 알바를 하며 돈을 모았고, 지금도 월급의 50% 이상을 투자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일 경제 뉴스와 유튜브롤 보고, 앱테크를 하고 있죠. 이런 저를 보면서 몇몇 친구들은 '티끌 모아 티끌이다'라고 '현재를 살아'라고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내 노력이 진짜 헛된 걸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송 과장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가 겪는 고통이 결국 자유를 위해 필요한 단계라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경제적 자유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뤄야 하는지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가 왜 일을 하는지, 진짜 목표가 무엇인지, 왜 그런 목표를 정했는지, 혹시 목표가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계속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지. 결국 파고들다 보면 두 가지 질문으로 귀결되더라고,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자네는 이런 생각해봤나?
그저 경제적 자유를 이루면 노동에서 해방되어 진정한 자유를 누릴 거라고 단편적으로만 생각해 왔던 거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왜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어 했는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처럼 바쁘게 살면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적지 않기를, 아이와 많은 것을 느끼고 누리기를, 삶에 여유를 가지기를, 내가 진정으로 잘하는 것을 찾기를. 저는 이러한 이유로 경제적 자유를 꿈꿨더라고요. 송 과장처럼 경제적 자유의 기준과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 길을 계속 생각하고 수정하면서 차근차근 이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및 추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곧 드라마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네요. 다양한 인물들이 녹아 있는 이 내용을 책, 웹툰, 드라마로 보고 느끼면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친 직장인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https://link.coupang.com/a/bTFP3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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